몇 년 전부터 와보고싶었던 곳. 매월 1일에 다음 달의 예약을 받는데, 날이 좋은 계절에는 예약 성공이 만만찮다.
그렇게 연달에 실패하고 잊고 지내다가 문득 1월 초에 이 곳이 급 생각나서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생각보다 빈 방이 꽤 있었다. 날이 추워서일까? 물론 주말에는 방이 없어 금요일로 예약했다.
지난 해 연말부터 유난히 지쳐버렸는데, 제주도에서도 힐링을 시도하였으나 감기 기운이 도져 실패!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계속 빌빌거리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월악에서의 힐링을 다시 한 번 기대하며 휴가를 내고, 팀원에게 미리 연락이 잘 안될거라 이야기했다. (미안...)
오는 연락은 꼭 받아야하고 휴가여도 모든 업무를 다 쳐내야 직성이 풀렸었는데, 이젠 더 긴 호흡을 위해서 좀 내려둘 수 있게 되어가는 중인 듯.
아무튼 이번 여행의 테마는 여유와 휴식이기에 짐도 전날 대충 챙기고 읽을 책도 고르느라 고민하기 싫어서 대충 보이는 네다섯권을 다 때려넣었다. 그리고 당일 아침에는 몇 개월만에 늦잠을 잤다. 눈 뜨니 11시가 넘어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동네 카페에 들려 커피도 한 잔 하고 오후 2시가 다되어 느지막히 출발했다. 그러면서도 카페에 손님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차 빼는데 골목에 차가 밀려 오래걸려서 영문없는 조바심이 자꾸 올라왔지만 마음 속으로 여유 여유를 되뇌이며.. 침착하게 출발.
중간에 잠이 와 졸음쉼터도 들렸다가 휴게소도 한 번 들렸다가오니 2시간 30분정도 걸렸다. 도착해갈 때 즈음 충주호가 보였다. 굽이굽이 산맥이, 겹겹이 겹쳐있는 산이 멋있다.
입구로 들어오면 오른쪽에 카페 레이크앤마운틴이 있다. 카페 방문기는 따로 올리기로.
주차하고 만난 첫 풍경이 좋았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월악산유스호스텔은 원래 1999년 지어진 충주호월악유스호스텔을 리모델링했고, 이름은 월악산유스호스텔로 바꿔서 운영되고있다. 운영주체는 당연히 다를듯? 히스토리는 다음에 한 번 찾아봐야겠다.
초등학교 때 수련회를 가면 이곳과 비슷한 모양의 비슷한 내부 구조의 유스호스텔에 갔던게 기억난다. 예전에도 규모가 큰 호스텔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로비 공간이 여유있고 수영장도 있고 지하에는 작은 강당도 있다.
지하1층, 지상3층의 규모이다보니 엘레베이터는 따로 없다. 조식은 1층 로비 맞은편에 있는 위 사진 속 공간에서 가능하고, 8~9:30사이에 30분 단위로 미리 조식 시간을 예약해야한다. 체크인하고 방으로. 내 방은 202호다.
차분한 톤. 내부 리모델링하면서 화장실 위치를 바꾸지 않았을까싶다. 화장실을 방 가운데에 두면서 현관부분과 침대가 구분되면서 방에 처음 들어갈 때 느낌이 좋다. 내 이름이 적힌 안내문도 준비되어있고, 웰컴키트에 어메니티와 찻잎 두 개, 냉장고에는 사과주스, 물이 구비돼있다. 방에서는 수영장이 바로 보였는데, 따듯한 때에 오면 느낌이 참 다를 것 같다.
방에 짐만 두고 나와 한 바퀴 둘러봤다. 방에서는 음식 조리가 안되고, 2층에 공용 주방이 있다. 깔끔하고 소박하다. 지하1층에는 강당과 라운지가 있고 라운지는 작지만 고급스럽게 (그치만 조금 이질적이다) 꾸며져있다. 요가매트도 있던데, 사용할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물어보면 되지만 그냥 아무랑도 말하기 싫었음.. ㅎ
수영장 옆의 포토스팟인 스낵바도 귀여웠다. 스낵바 뒷 쪽 공간은 수영장이 운영될 때 이용할 수 있는 탈의실이다. 탈의실의 도어사인이나 수영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예전 폰트의 사인물이 남아있어 재밌다. 수영장 외곽으로는 짧지만 호수 바로 옆을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산책 간 타이밍이 좋았는지 사람 하나없이 온전히 혼자였다. 내 발걸음소리랑 바람소리, 새소리만 들려 너무 좋았다. 산책로 끄트막에는 보트 타는 곳이 있었는데, 날이 좋으면 운영을 하겠지? 다음에 오게되면 타봐야겠다.
한 바퀴 빙 둘러 걸으니 호스텔의 입구에 다시 도착했다. 레이크마운틴에서 차 한 잔 마시기로. 그리고 저녁으로 레이크마운틴에서 판매하는 페퍼로니 피자를 먹어야겠다.
레이크마운틴 후기는 피자 사진과 함께 다음 글에서 만나기로.
[방문기] 월악산유스호스텔 2 (2) | 2024.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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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기] 낯가림 게스트하우스 (2) | 2023.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