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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기] 월악산유스호스텔 2

공간 방문기

by Journey.K 2024. 1. 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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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제의 기록을 했고, 오늘은 오늘의 느낌을 써보려 방문기를 시리즈 2까지 늘렸다. 어제도 도착해서 방에 짐을 풀고 주변을 산책하고 카페 레이크앤마운틴에서 실시간 후기를 작성했었는데, 수미상관처럼 체크아웃하고 다시 레이크앤마운틴에 앉아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를 기록해본다.
어젠 방에 가서 피자를 먹으며 경성크리처 8~10회를 봤다. 내가 생각할 때 경성크리처의 키워드는 1. 네 이놈들 부끄럽지도 않느냐!, 2. 모성은 위대하다, 3.전쟁통에도 사랑은 꽃핀다, 4.외모가 끌림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이렇게 네 가지가 아닐지..? 바람이 많이불어서인지 뭐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이 자꾸 끊겨서 영상과 자막 싱크가 묘하게 안맞아서 강제 일본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야빠리.. 앞으로 어떤 전개가 될런지.
경성크리처를 끝내고 웰컴키트에 들어있던 월악의 밤을 내려마셨다. 보이차였는데, 향도 좋고 자기 전 몸은 따뜻하게 마음은 차분하게 하기 좋았다.

차로 마음도 가라앉혀주고 자기 전 책을 읽고있는데 옆 방에서 티비를 너무 크게 틀어놔서 벽이 울렸다. 아직 열시가 안 된 시간이라 때 되면 조용해지겠지 생각하며 참고 인내심을 연마했는데, 다행히 11시쯤이 되니 조용해졌다. 역시 마음씨 착하게 먹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며 자려하는데 11시 20분부터 노래를 큰 소리로 틀어서 인내심이 바닥났다. 10분 더 참다가 리셉션에 갔는데 아무도 안계셔서 호스텔의 사무실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당연히 늦어서 아무도 안받았다. 차마 지배인분 핸드폰 번호로는 못하겠더라.. 튼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했다.

옆 방의 문 앞에 가니 방음이 안되서 내가 방에서 벽을 통해 듣는 것 보다 더욱 크게 들렸다. 방안에서 들으면 더 클 것 같은데 상당히 청력이 우려되는 상황.. 노크를 하니 당연히 못듣고 벨을 눌러도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분란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말 안해주면 소리가 큰지 절대 모르고 난 밤새 잠 못이루겠구나 싶어서 기다렸다가 벨 눌렀다가 세네번 하니 낌새를 느꼈는지 노래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노크를 하니 그제야 나오기에 옆 방인데 음악소리가 너무 크다고 이야기했다. 옆 방은 “네” 하고 끝이었는데, 그리고서는 다시 큰 소리가 들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문제를 해결 요청했고, 해소가 됐으니 그냥 신경 끄면 그만인데 그래도 민폐인 줄 모르는, 배려없는 그런 행동을 하는 이에 대한 인간혐오가 (ㅋㅋ요즘 내 메인 키워드..) 끌어올랐다. 내가 만약 이런 숙소를 운영하게된다면 티비도 설치 안하고 개인 기기로 음악 재생도 금지시켜야지, 민폐 끼치면 체크아웃시간 30분씩 앞당기는 룰을 적용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럼 저 사람들은 새벽 세시에 체크아웃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웃겨서 기분좋게 잠듦..(?)

아침에 일어나 웰컴키트에 들어있던 월악의 아침 차를 내려마셨다. 커텐을 열고 윤슬이 반짝이는 충주호를 보며 레몬밤이 들어있는 보이차를 마시니 상쾌했다. 그리고서는 그대로 바닥에 널부러져 산등성이를 보다가 비뚤어진 기둥과 보를 발견. 그 때부터 맘 편히 누워서 비뚤어진 기둥과 보를 볼 수 없어.... 농담이고.. 구조설계와 감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9시에는 조식을 먹으러갔다. 30분 단위로 두 팀씩 먹을 수 있도록 예약을 받는다. 세 종류의 빵과 두 종류의 잼 그리고 버터를 주고 커피나 쥬스, 요거트, 시리얼은 가져다가 먹을 수 있다.
문득 생각해보니 어제 체크인 때 부터 오늘 아침을 준비해주시는 직원분까지 모두 남자분이었다. 클리닝도 모두 담당하고 계시는 것 같다. 보통 여자분들이 계신 경우가 많다보니 나도모르게 여자 스탭이 할거라고 선입견을 가졌었다보다.
약속 된 시간에 내가 먹을 아침 빵을 준비해주셨고, 1인분이다보니 풍성해보이지가 않는다며 허허 웃으셨다. 파워 탄수화물 잔치라서 남겨야겠다 생각했는데 파운드케익같이 생긴 빵이 너무 맛있어서 크로아상도 맛있지않을까 하다보니 다먹었다. 다 먹고나니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물어봐주셔서 충분했다 대답했다. 딱 좋은 정도의 친절과 다정이라 생각했다.

조식

나랑 같은 시간에 조식을 먹은 팀은 중년의 아저씨 세 분이었는데, 이 또한 상당히 의외였다. (그리고 이 또한 나의 선입견) 중년의 아저씨 세 분이 예약이 빡센 이 곳을 예약해서 오신 것도 의외였는데 세 분이 나누는 이야기 또한 의외였고 옆에서 듣는데 묘하게 힐링이 됐다. 조근조근 낮은 목소리로 한 분이 우유를 요즘 먹지 못하게 된 사연, 갈대와 억새의 차이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셨는데,  밖의 저건 억새일까 갈대일까부터 시작 된 대화는 물가에 있으면 갈대고 물가가 아닌 곳에 있으면 억새라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또 다른 분이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 만든 아니더라~로 이어지고 아 그렇구나 나도 단순하게 그렇게 구분하면 안되겠구나 좋은걸 배웠네 하는 식의 대화. 그리고 중간중간 서로 커피 더 가져다줄지 묻고 산도 호수도 참 예쁘다는 이야기. 무해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제 산책한 길로 다시 한 번 걸었다. 아침의 햇살도 좋고 윤슬도 좋고 공기는 시원했다. 산책로 초입에 어제는 못봤던 뱀조심 사인물이 있었다. 약간 쫄았지만 마주쳐도 재밌겠다는 생각(?) 어제도 오늘도 산책로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걷다보니 키 큰 나무에 새가 둥지를 튼게 보였다. 겨울이라 잎사귀가 없어서 훤히 보여 추워보였다. 나무가 묘하게 마그리트 그림 같기도 하고..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숙소 앞으로 도착. 어제는 찍지 못한 건물 외관을 찍었다.  숙소 앞에서 보는 풍경도 좋아서 벤치에 앉아 한참 멍 때렸다.

방에서 짐을 대충 챙기고 3층을 구경갔다. 월악산유스호스텔은 1층 1개방은 애견동반이 가능한 방이고, 2층은 6개실이고 숙박 운영중이고 3층은 아직 리모델링 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이고 아직은 숙박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복도, 문, 내부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비교하며 보기 좋았다. 3층에서 한 개 호실은 어느 브랜드의 위성샵(?)으로 운영되고있었다. 어제 생각했던대로 원래의 구조는 화장실이 문 바로 옆에 위치해있었다.

문에 초딩 정원, 중고딩 정원이 적힌 사인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샵은 제품 수는 많지 않았지만 잘 조성해놨다. 반전공간 느낌으로다가. 서퍼를 위한 티셔츠도 꽤 있었는데, 너무 비싸서 살 수 없었다...

다 둘러보고 다시 방으로. 방에 들어오니 햇살이 진짜 좋았다. 침대에 누워 잠시 쉬다가 체크아웃하러. 다음에 또 오고싶은 곳. 다만, 그 날 같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일지 알 수도 컨트롤 할 수도 없으니 어느정도 마음을 내려두어야 하고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위해 귀마개는 필수다. 어쨌든 잘 쉬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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